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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장애인 구타 사망, 인권위 ‘호소’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조회수:603
2020-05-19 17:34:07

정신병원 장애인 구타 사망, 인권위 ‘호소’


폭행 알고도 사건 은폐…당사자·가족단체 “분노”

건 진상규명, 인권보장 대책 등 정책권고 진정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5-18 13:53:05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11개 단체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병원 정신장애인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정책권고 진정을 제기했다.ⓒ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11개 단체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병원 정신장애인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정책권고 진정을 제기했다.ⓒ에이블뉴스

 경남 합천 A병원에서 일어난 장애인 사망 의혹과 관련, 장애인단체가 “어처구니없고 분노가 치민다”면서 즉각 진상규명과 정신장애인 인권보장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 높여 호소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11개 단체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병원 정신장애인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정책권고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경남 합천 A병원 폐쇄 병동에 17년간 입원해있던 정신장애인 B씨가 지난 4월 20일 병원의 복도에서, 남자 간호사로부터 정해진 취침 시간을 어기고 욕설했다는 이유로 양팔을 붙잡혀 제압당하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B씨는 그 충격으로 2시간 동안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방치됐고, 이후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8일 뒤인 4월 28일 사망했다.

해당 A병원은 ‘환자가 (스스로) 넘어져 다쳤다’고 적힌 허위 근무일지를 유족들에게 보여줬다가, 유족들이 CCTV 확인을 요구하자, 뒤늦게 간호사의 강압에 의해 다쳤다고 말을 바꾸는 등 사건을 은폐했다는 혐의로 합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간호사 또한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이들은 정신장애인을 위해 운영돼야 할 병원이 오히려 인권침해와 괴롭힘으로 장애인을 죽음으로까지 몰아넣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진상규명과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경남도 진상규명 실시 ▲A병원 즉각 폐쇄 및 책임자 처벌 ▲경남도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도내 정신병원, 정신요양원 전수조사 실시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탈원화, 지원체계 마련 ▲정신장애인 인권보장 대책 마련, 시행 등을 요구했다.


(왼쪽부터)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유동현 소장,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순득 회장,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조효영 소장, 공익인권법재단 염형국 변호사.ⓒ에이블뉴스  

  (왼쪽부터)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유동현 소장,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순득 회장,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조효영 소장, 공익인권법재단 염형국 변호사.ⓒ에이블뉴스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유동현 소장은 “취침 시간에 병실에 들어가지 않아 폭행했다는 경위가 매우 어처구니없다. 그 후 병동 기록지를 조작하고, 유족들에게는 거짓으로 이야기한 병원의 대처로 인해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신장애인은 병원에서 안정과 치료를 받으러 가는 것이지, 죽기 위해, 병원의 폭압을 견디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병원 내 규칙과 원칙은 억압적이고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는 당사자들의 심리적 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병원을 담당하는 지역기관은 강력한 조치를 통해 지역에서 그리고 앞으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정신장애인이 병원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체계 구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조순득 회장은 “애지중지 잘 키우던 자식이 어느 날 갑자기 정신장애가 와서 치료를 받고 하루속히 가족 품으로 보내달라고 병원에 보냈는데, 갑자기 병원에서 간호사에게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냐.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고 분노가 치민다”면서 “모든 정신병원에서의 인권실태 전수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 정신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정책을 제시하라”고 호소했다.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조효영 소장은 “피해자가 무연고자였거나, 가족이 없었다면 그마저도 묻혔을 수도 있는 사건이다. 정신병원은 당사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복귀를 하는 공간이지, 죽으려고 들어가는 공간이 아니다. 2020년도에 사람이 맞아 죽었다는 얼토당토 안 하는 말이 나와야겠냐”라면서 “전국적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인권침해를 조사해서, 억울한 죽음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22년 전에도 해당 병원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고, 15명이 인권침해를 견디다 못해 탈출했다. 가혹 행위와 폭력들에 대해 진술했지만, 특별한 조치 없이 무마됐다. 뾰족한 대책과 조사 없이 주먹구구식 당장 사건만 무마하려고 급급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염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시정명령 없이 곧바로 폐쇄할 수 있지만, 정신건강복지법에 적용되는 정신병원은 규정이 미비하다”면서 “장애인복지법과 같이 인권침해가 발생한 병원에 대해서 바로 시설장 교체와 시설 폐쇄를 명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11개 단체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병원 정신장애인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정책권고 진정을 제기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11개 단체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병원 정신장애인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정책권고 진정을 제기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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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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