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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려야죠… 청공소 우승호 대표를 만나다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조회수:482
2020-12-24 13:29:53

'우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려야죠… 청공소 우승호 대표를 만나다

"모든 유형 청각장애인을 아우르는 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나고파"
올해 한국장애인재단 지원으로 장애인식개선 강사 양성 나서
내년에는 비영리 민간단체 인가 도전… “한국장애인재단 도움 컸어요”


우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알리겠다며 청각장애인 장애인식개선 강사 양성에 나선 젊은이가 있다. 바로 2017년부터 청각장애인들의공감과소통(이하 청공소)이라는 당사자 커뮤니티를 운영해온 우승호 대표다.

몸이 둘이라도 부족하지만 우승호 대표는 청공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 2018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장애인재단의 프로그램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했다. 청공소가 다양한 유형의 청각장애인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그. 인터뷰를 위해 대전에서 서울까지 올라올 만큼 열정 가득한 우승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청공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젊은 청각장애인들은 인공와우 같은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정보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보조기기에 관심이 많고, 또 보조기기를 성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청각장애인들이 모일 곳을 만들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수술을 한 사람들,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난 2017년 1월에 시작했으니까 벌써 4년째네요.
 
Q. 한국장애인재단의 지원은 올해 처음 받으신 건가요?
2018년에 청년지원사업으로 처음 지원 받았어요. 당시에 2,000만원을 지원 받아서 인공와우와 보청기에 대해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청각장애인 장애인식개선 강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공모에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Q. 활동하는 회원 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공식적인 회원 수는 집계 준비 중입니다. 저희가 아직 아직까지 회원 가입을 정식으로 받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저희 활동을 지지하고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SNS를 통해 쉽게 참여하실 수 있어요. 처음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부터 시작했는데 그동안 청각장애들이 이런 활동에 대한 욕구 있었는지 홍보 없이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더라고요. 오픈채팅방 인원은 4년 동안 연 160명에서 2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고, 네이버 밴드 참여자도 600명이 넘어요. 시작할 때는 과연 얼마나 모일까 생각했는데, 오프라인 모임 인원도 10명, 30명, 50명, 100명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Q. 올해는 2018년과 달리 장애인식개선강사 양성 사업을 기획하신 이유가 있나요?

청각장애인들의 자존감을 고취시키는 게 목적이었고, 그 수단으로 삼은 것이 인식개선강사 활동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의 70%가 비장애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정식으로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존중하지만, 장애에 대해 장애인보다 잘 이해하는 비장애인이 얼마나 될까요? ‘장애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직접 알리자’는 취지로 올해 사업을 기획했습니다. 그런데 청각장애인 분들이 강의를 듣도록 설득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참여율이 기대보다 많이 저조한 편이었습니다. 목표는 20명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취득한 사람은 4명뿐이네요.

Q. 참여율이 저조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어떤 부분을 설득하셔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할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 못 하는 분이 많았어요. 교육이 총 5일간 전일제로 진행되는데 교육이 끝나면 필기 시험을 보고, 수업 시연 영상을 촬영해서 보내는 방식으로 실기 시험까지 봐야해요. 1주일 넘게 본인의 일상을 제쳐놓고 자격증을 취득할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특히 인공 와우 수술 후에 재활에 성공하신 분들은 비장애인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자격증을 취득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시죠.

Q.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자격증 취득한 분들이 실습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시범 교육을 많이 나가질 못 했어요. 그나마 갔던 곳이 충주의 성심학교라고 청각장애 특수학교였습니다.

Q. 시범 교육을 나갔을 때, 수강생 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우선 청각장애인 당사자들도 수어 사용 인구가 생각보다 적다며 놀라시기도 하고, 인공 와우 수술을 매년 800명에서 1000명 정도 한다는 것에 놀라시기도 했어요.

Q. 청공소가 아직 커뮤니티이다보니 운영상 겪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우신가요?

매년 예산을 받는 조직이 아니다보니까 사업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회비나 후원비도 없어서 운영진 사비로 운영해오던 중에 한국장애인재단의 프로그램 지원사업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인식개선강사 양성 사업은 앞으로도 이어가려고 합니다. 내년에 비영리 민간단체 인가를 받아서 인식개선강사를 직접 파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으려고 준비 중에 있어요.


청공소가 해를 거듭하며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뜻을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올해 청공소를 통해 인식개선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고시현 씨에게 그 후기를 들어보았다.

Q. ‘청공소’라는 모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청공소에 대해서는 2017년에 후배의 추천을 통해 알게 됐어요. 덕분에 단체카톡방을 통해 타 지역에 사는 많은 청각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모두 다른 지역에 살고 있지만 대개 비슷한 사연을 갖고 있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Q. 활동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각장애인들의 공감과 소통’이라는 모임 이름에 끌렸던 것 같아요. 우승호 대표님이 청년활동가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다른 멤버들과 함께 고민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해요. 듣자마자 ‘와, 정말 좋은 이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각장애인들은 언제나 ‘공감’과 ‘소통’에 대한 갈증이 있거든요. 그걸 해소해주는 청량음료 같았어요. 지금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친 적은 없지만 제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회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어요.

Q. 직장내 인식개선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예전부터 꼭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취득하고 싶었던 자격증이에요. 왜냐면 평소에 직장에서 인식개선강의를 들어봤을 때 당사자로서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우리 청각장애인들은 다른 유형 장애인들이랑 의사소통수단이 다르다는 특성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았어요. 의사소통 때문에 저 자신도 직장생활이 쉽지 않거든요. 그런 경험을 강의 내용에 녹이면 더 좋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때마침 청공소가 디딤돌 역할을 해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연락을 해봤죠. 메신저를 통한 1:1 상담부터 취득까지 모든 과정에서 청공소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어요.

Q. 교육 과정은 만족스러우셨나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교육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사회복지학 전공자로서 잊고 있었던 내용들을 다시 떠올려서 정리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또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쉐어타이핑과 수어통역을 모두 지원받은 덕분에 알차게 공부했습니다. 다만 화면이 좀 작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봐야 한다는 것이 정신이 없었어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 교육이 계속 활성화 될 전망이다 보니 다자간 화상수업 시스템의 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시범 수업은 나가 보셨나요?

직장으로 직접 나가보지는 못했어요. 대신 직장내 인식개선 강의랑 비슷한 ‘세울림교육 찾아가는 청각장애 이해’라는 수업을 2013년부터 해오는 중인데 7년째 하면서도 매번 어려워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투명마스크를 쓰고 교육하느라 더 힘들었는데 학생들의 반응은 정말 좋아서 마음은 뿌듯했어요. 지켜보던 교사 분들도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셨고요.

Q. 강사 활동 계획이 있으신가요? 어떤 강사가 되고 싶으신지 포부가 궁금합니다.

청각장애인 근로자가 일하는 직장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힘이 되어주고, 동료들과의 소통 장벽을 낮추는 디딤돌 역할을 해드리고 싶어요. 같은 청각장애인인 제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들려주면서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 근로자도 모두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함께 일깨워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