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노래하는’ 세계 유일 핸디래퍼 김지연
2018년 농인들 즐길 수 있는 ‘핸드스피크’ 아티스트로 참여
세계무대서도 공연 펼쳐…한계 없는 콘텐츠 꾸준히 제작 목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2-21 14:49:00
▲ 핸디랩퍼 김지연 ⓒ김지연
“오랜 기간 댄서로 활동해온 저는 음악을 좋아했고, 춤추는 걸 즐거워했습니다. 안무가 이자 뮤지컬 연출가 또 다르게는 핸디랩을 하는 예술가로서 서게 될 무대를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핸드스피크를 통해 또 다른 꿈을 꾸는 저는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뮤지컬, 그 뮤지컬이 세계를 누비는 그 어느 날을 꿈꾸며 많은 사람들이 문화 빈곤에서 벗어나 차별 없이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수어뮤지컬 공연. ⓒ김지연
농인이 춤을 추네?
“농인이 춤을 추네?” 김지연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점잖게 표현해서 농인이지 실제로 그렇게 표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음악이 안 들리는데 어떻게 리듬을 타면서 몸동작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는 의미의 말이다.
그런데 김지연은 댄서이고 듣도 보도 못했을 핸디 래퍼이다. 핸디 래퍼란 수어 노래를 하듯 빠른 비트의 랩을 수어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핸디랩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지루할 틈이 없고 눈길을 고정시켜 그녀의 핸디랩에 빠져든다.
김지연은 어릴 적부터 춤을 좋아했다. 무용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청인 중심인 수업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농인은 수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로서 농문화를 공유하는 소수의 언어 집단을 말한다.
그래서 농인들은 청각장애인이란 법적 용어보다 농인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한다. 그리고 2015년 ‘한국수어법’ 제정으로 농인들의 언어 수화(手話)가 하나의 언어로 인정되었기에 수어(手語)라고 해야 한다.
농인은 소리를 보고 손으로 말하며, 손으로 노래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도 못하며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이런 편견 때문에 농인은 예술에서 배제되면서 문화 빈곤층이 되었다.
김지연은 2018년 안무가이자 뮤지컬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농인들이 갖고 있는 예술성을 보아 왔기에 농인들도 즐길 수 있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소셜벤처 핸드스피크(handspeak)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기존의 청인 중심의 문화콘텐츠를 뛰어넘는 한계를 두지 않는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미 수어뮤지컬 등을 기획하여 성공시켰다.
칼럼/한국장애예술인협회 (klah1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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