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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영유아 국가 지원 부족, 피폐해진 엄마들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조회수:395
2019-12-11 09:33:52

장애영유아 국가 지원 부족, 피폐해진 엄마들


수면 3시간, 육체·정신적 피로 극심…우울증도 호소

돌봄서비스 확대, 장애영유아 교사 인력 충원 등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2-10 15:49:06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에이블뉴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에이블뉴스

장애영유아의 양육 대부분을 전담하는 어머니들이 국가의 부족한 지원 탓에 양육에 쏟는 시간이 길어져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는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이혜연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대표, 박재홍 보건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사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지난 8월 12일부터 10월 4일까지 약 2개월간 장애아동 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장애영유아 양육 실태에 관해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조사에 따르면 장애영유아의 주 양육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0.3%가 ‘어머니’라고 답했으며, 평일 돌봄시간은 17.6%가 ‘8시간 이상’, 주말에는 21%가 ‘14시간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들이 직장 근무와 다름없는 시간 동안 양육을 전담하고 있는 것.

이들에게 장애영유아 양육과정에서 겪는 문제를 묻자 ‘육체적으로 피로하다’는 의견이 77.6%에 달했으며,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다’는 응답도 48.5%에 달해 이들의 육체적 부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이들 중 90.8%가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50.2%가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말해 정서적 불안으로 인한 피로도 역시 높았다.

이처럼 돌봄에 치이는 어머니들은 국가에서 제대로 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양육에 필요한 도움을 가장 많이 얻은 곳이 어디인지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32.7% 이상이 ‘장애부모들과의 교류’라고 답했으며, ‘인터넷 카페’라고 응답한 이들이 19,1%로 뒤를 이었다. 사실상 민간에 맡겨진 것.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조사한 결과 ‘돌봄지원’이라 답한 응답자가 29,7%로 1순위였고, ‘경제적 지원(29.6%)’이 2순위였다.

박 연구위원은 “장애영유아를 위한 정책이 실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국가의 정책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라며 “장애영유아 가족 지원을 위한 돌봄서비스 확대와 장애영유아 교사 인력 충원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혜연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혜연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토론에 나선 이혜연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대표는 당사자로서 직접 겪은 장애영유아 부모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조사 결과처럼 엄마들이 대부분의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엄마들이 육아를 전담하니 가정의 수입은 2분의 1로 줄어드는데도 경제적인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증가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엄마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공부를 하고, 병원 시간을 알아보고, 관련 웹사이트를 뒤져보면서 내 아이의 컨디션을 어떻게든 좋은 상태로 유지시키고자 한다”면서 “엄마들이 움직이는 시간은 대부분 기관을 이용하는 시간과 낮병동 이용 시간으로 이뤄지는데, 이렇게 하면 엄마들의 양육시간이 사실상 8시간에 달한다. 거의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엄마들도 쉬어야 하는데 쉴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치료실에 다녀오면 비장애아이가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도 많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잠을 잘 수도 없다. 수면 중 발작을 일으키는 아동들도 있고, 발달장애아동의 경우 수면 패턴이 불균형적이고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엄마들은 그런 아이들을 살피느라 무난히 수면을 취하기 힘들다. 깊게 잘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 2~3시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한 수면 탓에 엄마들은 우울증을 경험하고 수면을 돕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이렇게 많은 엄마들의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 대표는 “장애영유아 부모들을 위해 최우선으로 개선돼야 할 정책은 바로 장애아돌봄서비스”라며 “2016년 8월 보건복지포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장애영유아 3만5천여 명 중 돌봄서비스를 이용한 유아는 고작 3,012명에 그쳤다. 그마저도 월 평균 40시간밖에 서비스를 받지 못해 엄마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 제공기관 역시 전국 18곳에 그쳐 사실상 이용자가 접근하기도 어렵다. 장애아동 돌보미들의 급여도 월 60만 원 수준에 불과해 돌보미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부족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현재 만 6세 이상 장애인에게 지원되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소득제한 기준이 없고 기관이 다양해서 대상자가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0세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장애유아들을 위해 모든 놀이터를 통합놀이터로 만들고,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장애유아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특수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장애유아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개인별 맞춤 활동을 통한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가 차원의 가이드북이 필요하다. 장애영유아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부모들을 도울 수 있는 기관들도 많다. 그 기관들과 연계해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발언을 마쳤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재홍 보건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사무관이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10일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육아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장애영유아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재홍 보건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사무관이 발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박재홍 보건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사무관은 “정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많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사무관은 국가 차원의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가이드북을 제작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있어서는 저희도 검토해서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장애영유야 관련 인력 확충에 대해서는 “느리더라도 좀 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천천히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오히려 단기간에 인력을 늘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말씀해주신 부분들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저희도 공감하는 부분”면서 “느리지만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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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kaf29@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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